“어서와~ 하이브리드는 처음이지?”

- 두산인프라코어 엔진BG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도전기 -

지난 8월 13일 두산인프라코어 엔진 제2연구동.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시동식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숨을 죽이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주먹만한 초록색 버튼을 누르자 ‘부르릉’ 시동음이 나며 전기모터 축이 빠르게 돌았다.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려왔던 기술이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순간이었다.

 
디젤 전문가들에게 주어진 ‘탈(脫)디젤’ 미션

2015년 자동차 업계에서 터져 나온 ‘디젤게이트’는 엔진의 ‘탈디젤’ 바람을 가속화시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급감하고, 날로 강화되는 CO2규제 대응을 위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내연기관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함께 장착한 것으로 작은 힘이 필요할 때는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디젤엔진 전문가인 엔진BG 연구원들에게 전기모터가 결합되는 하이브리드 분야는 도전이고 모험이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주목하다

엔진BG는 자동차 업계가 탈디젤 움직임 속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하나둘씩 내놓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시스템이다. 엔진에 별도의 48V용 전기모터를 장착하여 동력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효율이 낮은 구간에서 모터 동력을 활용하는 것으로 강력한 시동성과 함께 연비와 출력은 높이고,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줄이는 효과가 있다.

엔진BG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에서 가능성을 찾고, 지난해 7월 개발팀을 꾸려 본격적인 파워트레인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소형엔진시험팀 유덕근 수석연구원을 비롯해 엔진선행개발파트의 3명이 풀타임으로, 4명이 파트타임으로 프로젝트를 맡았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프로젝트 회의사진 (왼쪽부터 황재민 주임연구원, 한영덕 선임연구원, 박광문 주임연구원, 조자윤 선임연구원)
 
생각이 현실이 되기까지

“회사의 첫 시도라는 자체가 이 프로젝트의 최대 난관이었어요. 하이브리드 기술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상용화됐지만 공개된 자료는 턱없이 적었습니다. 누구도 해보지 않았고 참고할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동화 부품 회사를 섭외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한영덕 선임연구원

당장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서 전동화 부품 회사들로부터 매번 거절의사를 들었다. 지칠 새도 없이 다른 회사를 찾아 나섰고, HCU, 모터, 인버터, 배터리 회사를 섭외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하나의 과제를 해결한 후에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했다. 산업용 엔진의 전기모터는 자동차용 전기모터의 2배에 달하는 힘이 필요했다. 2배 출력을 내려면 부품의 모양, 재질, 하이브리드 운영방식 등이 모두 달라야 했다. 전동화 부품 회사들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다.

엔진선행개발파트는 HCU, 모터, 인버터, 배터리 각각의 부품회사들과 접촉하며 얻은 정보로 우리만의 파워트레인 컨셉을 잡고 사양을 구체화해 나갔다. G2엔진에 전기모터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파워트레인을 설계했다. 직접 연결은 자동차에서는 잘 쓰지 않는 방식이었다.

시행착오를 각오하고 진행한 1차 시뮬레이션 결과는 성공이었다. 1차 관문을 넘자 프로토(proto) 제작과 시동까지, 흐름을 탄 듯 순조롭게 개발이 진행됐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프로토 1호기
 
부피와 비용을 줄여…이것이 DiHP 혁신!

엔진BG는 두산만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DiHP(Doosan intelligent Hybrid Powertrain)로 이름 붙였다. DiHP는 G2엔진에 전기모터와 HCU(Hybrid Control Unit), 인버터, 48V 배터리를 결합해서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가장 먼저 완성한 프로토 1호기는 배기량 2리터급 D24엔진에 DiHP기술을 적용했다. 75마력의 D24엔진에 25마력 전기모터를 결합해 3리터급 엔진 성능인 100마력 파워트레인으로 변신시켰다.

엔진 다운사이징과 전기모터 활용 효과는 컸다. 3리터급 엔진은 2리터급 엔진과 달리 공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요소수를 사용해야 했다. D24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주기적으로 요소수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오염물질 저감장치(SCR)를 부착하지 않아도 돼 전체 부피도 줄이고, 전기모터 출력을 활용하여 연료소비량도 줄이고 시동성이 향상되는 장점까지 얻게 됐다.

유덕근 수석연구원은 “산업용 엔진이 기계식에서 전자식 커먼레일(Common Rail)로 진화한 것이 2세대 기술혁신이라고 한다면, 전동기 모터의 동력 Assist를 활용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은 3세대 기술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함’이 혁신의 시작이었다

DiHP 프로젝트는 순간의 깨달음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꾸준히 업계의 기술 동향을 살피며 가능성을 검토해왔기에 두산만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꾸준히 해온 만큼 이 기술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고, 추진력을 얻었다. 올해 4월에는 기계핵심기술개발사업 국책과제로도 선정됐다.

앞으로 프로토 장비를 시험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시동이 걸리는 것을 확인했으니 그 다음은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다. 현재 설계된 사양으로 실제 동력원의 역할 수행이 가능한지 검증하고, 엔진과 모터를 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엔진BG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여러 장비에 적용될 수 있도록 추가 장비 탑재 개발과 고객 확보를 통해 사업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DiHP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유덕근 수석연구원은 “사장님 BG장님을 비롯하여 회사에서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가 있는 만큼 차세대 파워트레인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엔진BG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잘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8월 13일 D24 48V Mild Hybrid Powertrain 1호기 시동식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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