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풍력기업에 특허 사용 허락…두산중공업 풍력 전문가의 ‘쾌거’

전 세계적으로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이 미래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 만큼 풍력발전 업계에서는 더 많은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새로운 기술 선점을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두산중공업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팀 이기학 책임과 이상일 책임은 ‘멀티형 풍력발전 장치 ’를 고안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했다. 최근 덴마크 베스타스 (VESTAS)는 일정 금액을 두산중공업에 내고 이 특허 사용권을 받아 갔다. 유망 신기술을 선점하며 풍력발전설비 세계 1위 기업에게 라이선스를 제공한 주역을 만났다.
 
두산중공업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팀 이상일 책임(왼쪽)과 이기학 책임(오른쪽)이 풍력발전기 모형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했다.
 
신선한 자극이 된 상사의 말이 불러온 ‘나비효과‘

“여러분은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 회사의 앞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까? 바쁜 일상 속에서도 최소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10퍼센트 정도는 현재보단 미래를 위해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임 상사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그들의 귓가에 맴돌았다. 잔소리로 들리기보단 일상생활 속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그 말을 원동력으로 현업을 병행하면서도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나의 풍력발전기 타워에 여러 개의 날개를 설치하는 ‘멀티형 풍력발전 장치’ 특허를 출원하고, 세계 1위 풍력기업인 베스타스에 특허를 임대(라이선스-아웃)한 두산중공업 이기학 책임과 이상일 책임의 이야기이다.

 
(왼쪽)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1팀 이기학 책임
(오른쪽)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2팀 이상일 책임
 
‘멀티형 풍력발전기’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됐는지요?
 
이기학 : 풍력발전기에는 보통 3개의 블레이드가 장착됩니다. 전 세계 풍력발전 시장에서는 블레이드 길이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블레이드가 길어져 회전 면적이 커져야 약한 풍속에서도 큰 동력을 얻을 수 있고, 발전 효율도 높아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블레이드 구조 설계나 제작방법, 운송 문제 등 기술적인 한계로 그 길이를 늘리는 것은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이 풍력업계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저희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다 ‘멀티형 풍력발전 장치’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하나의 풍력발전기 타워에 여러 개의 블레이드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이상일 : 사실 블레이드가 여러 개 달리는 ‘멀티형 풍력발전’ 아이디어는 업계에서 계속 검토해 왔던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하나의 풍력발전기 타워에 여러 개의 블레이드를 설치할 때 구조물의 견고함이나 안정성에 대한 고민이 없어 현실화하기 어려웠죠. 이기학 책임과 함께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보기로 하고, 주변에 의견을 구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념을 먼저 선점하고, 기술적인 부분은 시간을 두고 보강해서 우리의 것으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아이디어 구체화의 최대 관건은?
 
이기학 : 3MW급 풍력발전기를 기준으로 타워 상부의 블레이드를 포함한 발전장치 무게는 하나에 200톤 정도에 이릅니다. 풍력발전기 타워 1기에 여러 개의 블레이드를 설치하면 전력 생산량을 높일 수 있지만 발전장치 무게 때문에 구조물이 쓰러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멀티형 풍력발전’ 기술의 최대 관건은 풍력발전기의 무게 중심을 어떻게 맞추느냐였습니다. 온갖 참고 서적과 동영상 등을 보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고민의 시간을 보냈죠. 그러다 ‘유레카’를 외치게 되는 순간이 왔습니다. 풍력발전기 타워에서 다른 블레이드로 연결되는 부분을 대각선으로 뻗어나가면서 무게중심을 맞춰 나갈 수 있겠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입니다. 현재 기술연구원과 함께 구조물 설계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개념설계를 진행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왼쪽) 두산중공업이 특허 등록한 ‘멀티형 풍력발전 장치’의 개념도
(오른쪽) 두 사람이 개발한 특허를 바탕으로 만든 베스타스의 테스트 모델
 
특허 등록에 특허 사용권 허락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상일 : 실증에 들어가지 않은 개념 특허였지만 이 아이디어가 구체화만 된다면 충분히 국제특허 등록까지 가능할 거라 판단했습니다. 지난 2011년 특허를 출원해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 유럽까지 순차적으로 특허 등록을 마쳤습니다. 만약 개인적으로 특허를 추진했다면 쉽지 않았겠죠. 하지만 회사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 그 과정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특허팀과 Licensing팀 등 관련 조직의 담당자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회사의 노력에 힘입어 외부에 특허를 라이선스-아웃하면서 보상*까지 받는 첫 사례로 기록됐으니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두산중공업은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기술개발과 특허 아이디어 제안을 장려하기 위해 ‘지식재산권(IP)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관리 규정에 따라 특허권의 임대나 라이선싱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최대 5%까지 발명을 제안한 임직원에게 보상하는 제도이다.
 
이기학 책임(왼쪽)과 이상일 책임이 각각 국내 특허증과 미국 특허증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풍력발전설비 세계 1위 기업인 베스타스가 특허 사용권 허락을 요청했다고 하더군요?
 
이기학 : 사실 덴마크 베스타스는 1980년대부터 풍력발전을 시작한 명실상부한 풍력 세계 1위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이 혁신기술 중 하나로 여러 개의 블레이드를 단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던 중에 저희가 등록했던 특허를 발견했던 거죠. 어떻게든 저희 특허를 피해보려고 애를 썼던 것 같은데,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 기업이란 자부심을 가진 이들에겐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웃음)
 
앞으로 포부나 계획은?
 
이상일: 회사에서 풍력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해 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더 많은 성과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앞으로도 회사가 풍력산업을 선도하면서 우리 후배들도 신바람을 내면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이기학 : 지금 이 순간에도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회사가 국책과제로 진행 중인 8MW급 풍력발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그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산중공업이 풍력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두산인 모두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열정을 바쳐 함께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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